서울시·마포구, 상암 쓰레기 소각장 동상이몽…주민은 극렬 반대

서울시·마포구, 상암 쓰레기 소각장 동상이몽…주민은 극렬 반대

마포구 “기존 시설 개선하면 하루 575t 추가 소각 가능”
서울시 “일 평균 1000톤 처리 가능한 소각장 신규 설립 필요”
님피 눈총에도 주민들 소송불사 “아이들 건강 걱정”

기사승인 2024-01-25 17:00:02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인근 도로에서 마포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 회원들이 마포소각장 결정고시 철회요구 주민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를 두고 서울시와 마포구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마포구는 소각장 추가 설치 결정을 철회를 요구하면서 마포와 노원, 양천, 강남 등 기존 4개 소각장 처리 성능 시설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반해 시는 “새 소각장이 필요하다”며 마포구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마포 등 소각장 4곳에서 하루 평균 2275t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24일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물처리 관련 기피 시설이 1개소도 없는 시 자치구가 25개나 되는데, 이미 다수 기피 시설이 있는 마포구가 소각장 추가 설치 지역으로 적합하다는 시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 신규 쓰레기 소각장 예정지로 마포구 상암동을 최종 확정했다. 이같은 시의 입지 후보지 발표 이후 마포구는 기자회견 6번 개최할 정도로 반대 입장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날 마포구는 근본적인 쓰레기 처리 대안을 시에 제시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시는 소각장 가동률이 낮은 이유가 최근 쓰레기 성상의 변화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지금의 쓰레기 성상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면 4개의 소각장에서 하루 575t의 추가 소각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소각장의 가동률을 높이려는 방안으로는 소각로 벽에 수관 삽입, 기존 공랭식 화격자의 수랭식 변경 등을 제시했다.

기존 4개 소각장이 100% 가동할 때 2026년 시가 추가로 필요한 소각량은 169t인데, 1조2800억원을 들여 1000t의 소각장을 추가 설립한다는 것이 심각한 예산 낭비라는 것이 마포구의 지적이다. 

시는 마포구 입장에 즉각 반발했다. 시는 마포구 제안을 검토 후 시정에 반영하겠다면서도 신규 소각장 설립은 필요하다는 기존의 태도를 재확인했다. 시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5년간 생활폐기물 매립량은 일 평균 900톤으로, 2026년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일 평균 1000톤 처리가 가능한 소각장 설립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꾸준한 폐기물 감량 노력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 증가, 비대면 소비확산 등 생활폐기물이 증가할 요인이 있어 감량이나 기존 시설 가동률 증가는 폐기물 정책의 근본적 답이 되기 어렵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현재 기존 소각장의 가동률은 80%로 환경부 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전국 평균 수준(82%)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향후 가동률 저하에 대비해 마포 소각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시설의 현대화 용역을 추진 중으로 올해 완료할 예정이다.


소송 불사...마포구 주민 반발 여전

이처럼 소각장 추가 설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 의견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역민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소각장 건설이 주거 환경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이 속한 지역에 혐오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님비(지역이기주의) 현상’이란 지적도 있지만 마포구 주민들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마포소각장추가백지화투쟁본부(백투본)는 지난해 11월20일 서울시의 신규 소각장 입지 선정 결정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는 2000여 명의 마포구민이 참여했다.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거주하는 이모(27)씨는 “주거 환경이 안 좋아질까 봐 불안하다”며 “마포구 자체가 시민들의 기피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상암동에 10년 이상 거주했다는 주민 A(60대)씨는 “공기가 안 좋아지고 냄새가 날 것”이라며 “아이들의 건강도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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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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