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벌새’ 김보라 감독 “영지의 편지, 제게도 위로가 됐어요”
고요한 복도식 아파트. 초인종을 눌러대는 소녀의 얼굴에 불안함이 스친다. 아무리 벨을 울리고 엄마를 불러대도 굳게 묻힌 문은 대답이 없다. 눈 깜짝할 새에 가족이 떠나기라도 한 걸까. 소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파트 호수를 올려다본다. 아뿔싸. 집을 잘못 찾아왔다. 소녀의 집은 한 층 위인 10층. 집으로 돌아가자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엄마가 문을 열어준다. 전 세계 25개국 영화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영화 ‘벌새’는 이렇게 시작한다. “‘집’은 가장 편안한 공간을 상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잖아요. 저는... [이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