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천타천으로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고 후보가 좁혀지는 모습인데, 각 후보들은 자신의 강점를 부각하고 타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등 KAI 사장으로 낙점받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모양새다.
역대 KAI 사장을 살펴보면 1대 임인택(건설교통부 장관), 2대 길형보(육군참모총장), 3대 정해주(통상산업부 장관), 4대 김홍경(산업자원부 차관보), 5대 하성용(KAI 부사장), 6대 김조원(감사원 사무총장), 7대 안현호(지식경제부 차관)사장이다. 이들은 산업부-지경부-국토부 관료출신 4명으로 군장성 출신이 1명, KAI 출신 1명, 감사원 출신 1명이었다.
이들을 지켜본 KAI 내부의 평가는 어떨까? A사장은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 기회였던 미공군훈련기 사업을 실주했고, KAI를 정치판으로 만들고 채용인력만 늘려 경영에 엄청난 부담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B사장은 취임초기 KAI 조직형태를 사업부 쳬계로 바꾸는데 거의 모든 시간을 허비했고 현재 사업부의 폐단으로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한 측근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해 KAI를 더욱 정치판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럼 평가가 후한 전임 사장은 누구일까? B 전 사장과 H 전 사장이 그 인물이다. B 전 사장은 KAI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갈뻔한 사태를 막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지금의 KAI를 만드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KAI 내부 경영은 철저하게 내부를 잘아는 임원에게 전권을 맡기고 본인은 외부활동을 통해 해외 수주 기반 조성, 기업구조개선 등 굵직한 성과를 만들었고 직원들에게도 매우 열정적으로 일한 사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H 전 사장은 KAI 내부 출신으로 최초로 KAI 사장을 역임했다. 내부 부사장 출신인 만큼 영업, 개발, 생산, 재무, 인사 등에 해박해 산하 임원들이나 관리자 들이 허위 보고나 뭉개기 등 소위 장난(?)를 칠수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H 사장이 재임하는 동안 KAI의 주가는 고공 행진을 했고, 경영실적도 매우 좋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정권이 바뀌면서 자신이 추진하던 미공군훈련기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임기에 욕심을 부린것이 화근이 됐다는 평가다.
이제 KAI는 제8대 사장이 누가 인선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최대 주주라는 이유로 현 구조상 또 다시 낙하산 인사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압축됐다고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는 3명, 국회의원 출신, 육군 참모총장 출신, 공군 참모차장 출신이 거론된다. KAI 내부에서는 일단 군출신은 안된다는 부정적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 누가 와야 할까? KAI는 엄연한 민간기업이다. 그리고 KAI는 과거 매출 3조원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성장성이 퇴보되고 있는 상황이다. KAI는 일단 KF-21를 성공적으로 개발을 완료하고 FA-50 항공기의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아울러 항공우주청 사천시대를 준비하고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을 선두에서 리딩해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 놓여 있다. 군출신이나 관료, 정치인이 할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일각에서 이야기한다. 민간기업의 구조와 생리를 잘아는 사람이어야 하며, 삼성, 현대차 등 굵직한 그룹사에서 성장한 전문경영인이나 최소 매출 10조원대의 회사를 운영해본 전문경영인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더불어 항공우주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또 하나 KAI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매출 3조원대 회사를 그것도 최첨단 항공산업의 회사를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경영하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다. 만약 정치인 낙하산 사장이 온다면 내부를 잘알고 믿고 맡길수 있는 임원에게 내부경영을 일임하고 사장은 세계 유수의 항공 클러스터들과 교류를 확대해 세계 항공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항공우주청 사천시대를 맞아 지역의 핵심기업인 지금의 KAI를 수습하고 정상화할 수있는 역량있는 KAI의 CEO가 오기를 그리고 서부경남 발전과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를 꽃피울 그날이 오기를
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